NASA 화성 시뮬 378일, 그리고 내 방에서 시작된 시각 훈련의 디버깅 일지(https://www.meta.com/en-gb/experiences/amblyotube/25906906972338493/)
화성 탐사 시뮬레이션 378일을 보며 내 눈도 무언가 ‘시뮬레이션’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어릴 적 약시(amblyopia) 판정을 받고 안경만 끼고 살던 내가, 올해 초 메타 퀘스트에서 AmblyoTube 경험을 처음 켰을 때였다. 헤드셋을 쓰고 거실 소파에 앉아 20분짜리 세션을 시작하자, 시선 추적 센서가 내 눈동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로그에 남겼다. 처음에는 화면 가장자리에 떠 있는 작은 별을 쫓는 게 전부처럼 느껴졌다. 그런데 세 번째 날, 로그를 열어보니 왼쪽 눈의 고정 시간이 12% 늘어난 수치가 찍혀 있었다. 숫자가 주는 확신은 생각보다 컸다.
개발자 관점에서 보면, AmblyoTube는 Unity 기반의 XR 앱으로, 눈 추적 데이터를 프레임 단위로 수집해 JSON 형태로 내보낸다. 나는 그 파일을 파이썬 스크립트로 파싱해 일별 ‘고정 비율’ 그래프를 그려봤다. 그래프가 우상향하는 걸 보며, 내가 만든 CI 파이프라인처럼 내 시각 시스템도 점진적으로 빌드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. 물론 중간에 헤드셋 배터리가 다 떨어지거나, 눈 피로로 세션을 건너뛴 날도 있었다. 그럴 때마다 ‘리팩터링’하듯 휴식을 주고 다시 시작했다.
지금은 8주 차, 왼쪽 눈 시력이 0.3에서 0.6으로 올랐다. 안과 의사도 “꾸준한 훈련이 효과적”이라며 데이터 로그를 참고하겠다고 했다. 내 방 작은 책상 위, 퀘스트 컨트롤러가 놓인 자리에서 매일 밤 20분, 코드처럼 반복되는 루틴이 내 세상을 조금씩 선명하게 만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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